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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 협상, 클라이언트와 가격 충돌 없이 조율하는 법

infomagicworld 2025. 7. 17. 11:21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가장 많은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지점은 단연 '가격 협상'이다.
클라이언트는 가능한 한 낮은 비용으로 최고의 결과를 원하고, 프리랜서는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정당하게 평가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은 대부분 이런 대화가 ‘왜 이렇게 비싸요?’라는 말 한마디로 시작되고, 결국 감정적 방어로 끝나버리는 상황이 반복된다.
단가 협상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자체보다도 ‘가격을 설명하는 방식’과 ‘협상 구조의 부재’ 때문이다.
따라서 가격 협상은 단순히 금액의 문제가 아닌,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정보 구조 설계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클라이언트와의 단가 충돌 없이, 신뢰를 유지하면서도 원하는 금액을 설득력 있게 제안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정리했다.
이 전략은 프리랜서뿐만 아니라, 외주 제작자·디자이너·콘텐츠 기획자·코치·강사 등 단가 협상이 필수인 1인 비즈니스 종사자 모두에게 유용하다.
결국 중요한 건 돈 얘기를 어떻게 꺼내느냐가 아니라, 그 말을 ‘어떤 구조 속에서’ 꺼내느냐다.

단가 협상, 클라이언트와 가격 충돌 없이 조율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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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은 먼저 말하지 말고, ‘문제 진단’을 먼저 제시하라

단가 협상에서 가장 큰 실수는 금액부터 말하는 것이다.
프리랜서가 견적서를 먼저 보내거나, 메시지로 “이 작업은 80만 원입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클라이언트는 그 금액을 기준으로 평가를 시작하게 된다.
이때 상대가 느끼는 감정은 "이게 비싼 건가? 싸게 해달라고 해야 하나?"이지,
"이 가격이 왜 이렇게 책정됐지?"가 아니다.

따라서 협상은 항상 문제 진단 → 솔루션 제안 → 금액 제시의 순서로 설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접근해보자:

“이번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브랜드 톤에 맞는 시각적 일관성과, 콘텐츠의 리마케팅 활용 가능성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조건이라면 OOO 방식으로 구성해드릴 수 있고, 그에 따라 작업 범위는 A-B-C로 나눠집니다.
이 기준으로 산출된 금액이 ○○만 원이며, 단계별로 납품과 확인도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이처럼 프리랜서가 가격이 아닌 ‘문제 해결 과정’을 먼저 설명하고, 금액은 마지막에 등장하도록 설계하면,
클라이언트는 그 금액을 ‘설명된 가치’로 받아들인다.
가격은 설명보다 먼저 등장할수록, 협상의 실패 확률이 높아진다.


 단가의 기준은 숫자가 아니라 ‘구조화된 근거’다

클라이언트가 “비싸다”고 말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들은 그 가격의 기준이 무엇인지 ‘납득 가능한 설명’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리랜서가 “보통 이 정도예요”, “제 시세예요”라고 말하면 클라이언트는 그것을 협상의 여지가 있는 말로 인식한다.
반면, 명확한 단가 구조가 있는 프리랜서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프리랜서가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가격을 설명하면 클라이언트는 협상의 기준을 명확히 이해하게 된다:

항목작업 내용단가
콘텐츠 기획 1건당 브랜딩 방향 분석 및 제목 설계 8만 원
콘텐츠 디자인 1건당 2컷 이미지 + 레이아웃 + 수정 2회 포함 12만 원
SNS 업로드 대행 계정 접근, 업로드, 해시태그 작성 포함 3만 원
 

전체 작업 범위는 총 5건 기준이며, 총합은 115만 원입니다.
단순하게 보일 수 있지만, 각 단계에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설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단가를 작업 단위와 근거를 중심으로 수치화하면, 협상은 추상적인 대화가 아닌 '조건 조정'이라는 실무적 논의로 바뀐다.
클라이언트는 ‘왜 이 가격이 나왔는지’가 명확할수록 심리적 저항이 줄어든다.
결국 프리랜서는 자신의 단가를 감으로 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논리로 설명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클라이언트가 가격을 깎으려 할 때, 3단계 대응법으로 조율하라

아무리 잘 준비해도, 클라이언트가 “예산이 부족한데요…”, “조금만 조정 안 될까요?”라고 말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이때 프리랜서가 무조건 수용하거나, 즉시 거절하는 것은 모두 좋은 전략이 아니다.
중요한 건 상대의 말에 ‘가격을 조정하는 게 아니라, 범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클라이언트가 가격을 깎으려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3단계 협상 대응법은 다음과 같다:

  1. 공감 + 조건 확인
     “예산 부분 충분히 이해합니다. 혹시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범위를 생각하셨을까요?”
  2. 작업 범위 조정 제안
     “그 예산이라면 콘텐츠 수를 4건으로 조정하고, 디자인 반복 작업은 1회로 축소해 구성해드릴 수 있어요.”
  3. 미래형 옵션 제안
     “이번에는 간단 버전으로 진행하고, 다음 작업 시 정식 프로세스로 확장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이 방식은 프리랜서가 자신의 가치를 낮추지 않으면서도, 클라이언트의 예산 현실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가장 피해야 할 것은 ‘그냥 깎아주는 것’이다.
그것은 나의 브랜드를 깎는 것과 같고, 다음 계약에서도 그 가격이 기준점이 되어버린다.


 마무리: 가격은 ‘설득’이 아니라 ‘설계’로 통제하는 것이다

프리랜서의 단가 협상은 능숙한 화술로 상대를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협상의 판을 어떻게 짜고, 그 안에서 내 가치가 일관되게 드러나도록 설계하느냐의 문제다.
결국 가격은 설명보다 설계가 먼저다.
그리고 그 설계는 미리 준비된 콘텐츠, 자료, 논리, 그리고 루틴에서 나온다.

프리랜서가 단가 협상을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단가표가 있어야 하고, 근거가 있어야 하며, 범위 조정 대안이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가 준비되어 있다면, 어떤 클라이언트를 만나더라도 가격에 흔들리지 않고, 신뢰를 잃지 않으며, 매끄럽게 협상할 수 있다.

프리랜서의 가격은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신뢰다.
오늘부터는 '얼마에요?'라는 질문 앞에서 당황하지 않고,
‘왜 이 가격인지’ 스스로도 납득할 수 있는 전략을 갖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