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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직후 3개월간의 멘붕을 극복한 프리랜서 루틴 공개프리랜서 2025. 7. 4. 09:38
많은 사람들이 퇴사를 결심할 때 상상하는 삶은 ‘자유로운 시간, 유연한 업무, 스트레스 없는 하루’일 것이다. 실제로 나 역시 퇴사를 결정했을 때 가장 기대했던 것은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나만의 시간과 리듬을 설계하는 삶이었다.
그러나 퇴사 직후 찾아온 것은 예상했던 자유가 아닌, 정신없는 혼란과 무력감, 그리고 깊은 멘붕(멘탈 붕괴)이었다.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없어졌고, 일정은 자꾸 밀렸으며,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손은 잡히지 않았다.
특히 퇴사 직후 첫 3개월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스스로를 방치하기가 쉬웠고, 그 결과 밤낮이 뒤바뀌고, 식사 시간이 엉키며, 몸도 마음도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 글은 그런 혼란의 3개월을 지나 루틴을 정비하고 다시 중심을 되찾아간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로 도움이 되었던 루틴 설계법과 하루 일정표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프리랜서로 첫 발을 내딛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나침반이 되길 바란다.루틴의 핵심은 시간보다 ‘행동의 순서’였다
퇴사 후 처음 무너진 건 ‘시간 감각’이었다. 회사에 다닐 땐 출근 시간과 회의 일정, 마감일 등이 하루의 리듬을 만들어줬지만, 퇴사 후엔 일정을 정하는 것도, 지키는 것도 온전히 나의 몫이었다.
처음엔 ‘시간표’를 만들어봤다. 오전 9시에 기상, 10시부터 업무, 12시 점심, 오후엔 콘텐츠 제작과 자기계발… 하지만 현실은 정해진 시간보다 ‘행동의 순서’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두 번째 시도는 ‘시간표’가 아닌 ‘행동 루틴 순서표’였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면 ‘물 마시기 → 스트레칭 5분 → 샤워 → 책상 앞에 앉기 → 노션 확인 → 오늘 할 일 정리’ 순서로 구성했다. 이 루틴은 꼭 9시에 일어나지 않아도 그대로 실행할 수 있었고, 시간보다 ‘패턴’이 몸에 익숙해지도록 도와줬다.
중요한 건, 루틴은 ‘시간 통제’가 아닌 ‘행동의 반복’을 위한 도구라는 점이다. 특히 프리랜서는 일정이 유동적일 수밖에 없기에 유연하면서도 일관된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는 순서 중심의 루틴이 훨씬 효과적이었다.
하루를 3블록으로 나눠 에너지와 집중력을 분배하다
프리랜서가 되면 하루 종일 ‘일만 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8시간 이상 일하려 하면 금방 번아웃이 오고, 집중력도 급격히 떨어진다. 그래서 나는 하루를 단순히 ‘오전-오후’로 나누는 대신, ‘3블록 구조’로 나눠서 에너지 흐름에 따라 일을 배분했다.
- 1블록 (오전 9:00~12:00) – 가장 집중력이 높은 시간으로, 콘텐츠 기획이나 글쓰기 등 창의적인 작업을 집중 배치
- 2블록 (오후 1:30~4:30) – 루틴성 업무나 피드백 대응, 클라이언트 커뮤니케이션을 수행
- 3블록 (저녁 7:00~9:00) – 학습, 포트폴리오 정리, 루틴 정비, 가벼운 리서치 등 부담 없는 정리 작업
각 블록 사이엔 반드시 1~1.5시간의 휴식 또는 산책을 넣어 강제적으로 에너지를 리셋하는 구조를 유지했다. 이 구조는 하루를 무작정 달리게 하지 않고, 집중과 회복이 번갈아 이어지는 루틴을 만들어줬다.
또한 주 단위로는 ‘화/수/목’에 집중 업무를 몰고, ‘월/금’은 계획 수립과 피드백, 정리 중심으로 배치해 주간 흐름도 루틴화했다. 이런 패턴은 혼자 일하는 프리랜서에게 스스로를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루틴이 흐트러질 땐, 리듬 회복 우선 – 회복 루틴을 따로 설계하라
루틴을 만들어도 늘 유지되는 건 아니다. 특히 프로젝트 마감, 감기 몸살, 의욕 저하 등의 이유로 하루 이틀 리듬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 흐름은 며칠이고 이어진다. 나 역시 그런 순간이 많았다.
그래서 만든 것이 바로 ‘루틴 리셋 루틴’, 즉 회복 루틴이다. 평소 루틴을 지키기 어려운 날에도 최소한 다음의 3가지는 반드시 지켰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기 (기상 시간 고정)
- 침대 밖에서 첫 한 시간 보내기 (샤워, 산책, 식사 중 택1)
- 작업량 대신 ‘루틴 복귀율’을 점검
이렇게 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 하루”라는 자책을 줄일 수 있고, 다음 날 다시 루틴으로 복귀할 수 있는 체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특히 중요한 건 ‘일의 양’보다 ‘리듬 유지의 감각’을 놓치지 않는 것이었다. 프리랜서는 루틴이 곧 생산성이고, 루틴의 지속이 곧 생존과 연결되기 때문에 루틴을 만들었다면, 루틴이 무너졌을 때의 복귀 전략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
마무리: 루틴이 나를 구했다 – 프리랜서의 하루는 내가 설계해야 한다
퇴사 직후 3개월간의 멘붕은 단순한 게으름이나 능력 부족이 아니었다. 그것은 회사라는 구조 없이 시간과 에너지, 감정까지 스스로 조율해야 하는 1인 체계가 미비했던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제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프리랜서의 루틴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시스템이다.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고, 어떤 순서로 일하며, 어디서 멈추는지를 정해두지 않으면 프리랜서는 쉽게 무너진다.
루틴을 만든 뒤 나는 더 많이 일하게 된 것이 아니라, 더 안정적으로 일하게 되었고, 더 오래 집중할 수 있게 되었으며, 더 자주 나를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막 퇴사했거나, 프리랜서로 첫 걸음을 내딛는 당신에게 꼭 말하고 싶다. 멘붕은 누구에게나 온다. 중요한 건 그 혼란 속에서 나를 붙잡아주는 최소한의 루틴이 있느냐는 것이다.
루틴은 프리랜서의 가이드다. 지금 이 글을 다 읽었다면, 당신만의 루틴 첫 줄을 오늘 바로 써보자. 그 한 줄이 내일의 중심을 잡아줄 것이다.'프리랜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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