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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직장 생활 후 프리랜서로 전향한 리얼 후기
    프리랜서 2025. 6. 29. 13:18

    직장 생활 10년 차, 나는 남들이 보기에 꽤 괜찮은 위치에 있었다. 대기업도 아니고, 연봉이 억대는 아니었지만, 정기적인 월급과 4대 보험, 상여금과 복지 포인트, 그리고 무엇보다 안정이라는 이름의 울타리 안에 있었다. 하지만 매일 반복되는 회의와 눈치, 상사와의 조율,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정체되어 있다는 무력감이 나를 서서히 갉아먹고 있었다.
    퇴사를 결심하기까지 약 2년이 걸렸다. 그동안 수없이 퇴사 관련 블로그 글을 읽고, 성공한 프리랜서 사례를 찾아보며 ‘나도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하지만 막상 결단을 내린 건 아주 작은 사건 하나 때문이었다. 회의 도중 팀장이 툭 던진 "그건 그냥 네가 해"라는 말에, 나는 내 인생이 지금 이 사람 한마디에 휘둘리는 구조라는 걸 깨달았고, 그날 밤 퇴사를 결심했다.
    이 글은 퇴사 후 프리랜서로 살아온 지 1년이 되어가는 지금, 내가 실제로 경험한 좋았던 점, 현실적인 고통, 생존 전략을 모두 담은 ‘리얼 후기’다. 아직 퇴사를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진짜 도움이 되길 바란다.

     

    10년 직장 생활 후 프리랜서로 전향한 리얼 후기에 대한 이미지

    퇴사 직후 3개월: 자유의 환상과 현실의 충돌

    퇴사를 한 첫날 아침, 알람 없이 눈을 떴을 때의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짜릿했다. 출근할 필요도 없고, 보고서를 밤새 만들지 않아도 되는 자유. 커피숍에 앉아 맥북을 켜며 ‘이제 내 인생을 내가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냉정했다.
    처음 3개월 동안은 수입이 거의 없었다. 지인에게 부탁받은 PPT 작업 30만 원이 첫 수입이었고, 크몽에 올린 서비스는 조회수만 오르고 실제 구매는 없었다. 시간은 많았지만, 그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했다. 처음으로 느낀 건, 직장인이 얼마나 ‘정해진 시간표’에 익숙한 존재였는가 하는 점이었다.
    무엇보다 불안했다. 적금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고,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가 아무 소용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회사 안에서는 유능한 직원이었지만, 사회에서는 아무도 나를 몰라본다’는 사실이 가장 충격이었다. 퇴사 후 초반은 진정한 자존감 테스트 기간이었다. 나를 증명해야 하는데, 그 방법조차 모르겠는 상태. 지금 돌이켜보면, 이 시기를 무사히 버틴 건 그저 ‘절대 다시 회사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간절함 하나였다.


    프리랜서 수익 루트 구축: 작은 성공이 큰 자신감을 만든다

    퇴사 후 4개월째부터 나는 진짜 ‘수익’을 만들기 시작했다. 방향을 바꿔서, 내가 가장 자신 있었던 기획 업무와 콘텐츠 제작을 중심으로 크몽과 탈잉에 서비스를 등록하고, LinkedIn과 브런치에 포트폴리오를 올렸다. 그리고 블로그에 경험 기반 글을 꾸준히 쓰기 시작했다. 이 중에서도 블로그를 통한 유입과 직접 문의가 수익에 큰 영향을 주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한 중소기업 대표가 내 블로그 글을 읽고 브랜드 콘텐츠 기획을 맡기고 싶다고 연락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단발이었지만 150만 원짜리였고, 이 한 건의 성공이 나에게 ‘나는 혼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 그 이후로도 한 달에 34건의 외주를 안정적으로 수주하면서, 매달 400만 원의 수익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프리랜서 세계에서 수익은 실력보다 보여지는 신뢰에서 시작된다. 나를 알리는 콘텐츠, 전문성을 증명하는 포트폴리오, 그리고 성실한 응답이 쌓이면 결국 수익 루트는 만들어진다. 나는 그걸 퇴사 후 직접 겪으며 체감했다. 처음부터 거대한 프로젝트를 노리지 않고, 작은 일이라도 반복적으로 해냈다는 점이 가장 중요했다.


    삶의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자율과 책임의 공존

    직장인과 프리랜서의 삶은 단순히 '회사에 다니느냐, 안 다니느냐'의 차이가 아니다. 모든 구조가 달라진다. 하루의 시작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번 달 수익은 어디서 만들어낼 것인가, 클라이언트와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등 모든 결정이 내 손에 달려 있다. 프리랜서가 되고 나서 가장 많이 바뀐 건,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퇴사 후 6개월 즈음부터는 일주일 단위로 업무를 계획하고, 오전은 집중 작업 시간, 오후는 회의·메일·관리 시간으로 루틴을 만들었다. 주중에는 가능한 약속을 피하고, 주말에는 완전히 쉬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렇게 스스로를 '회사처럼' 운영하면서 오히려 삶이 더 규칙적이 되었다.
    물론 스트레스가 없는 것은 아니다. 프로젝트가 갑자기 취소되기도 하고, 예상보다 단가가 낮은 의뢰만 들어올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날조차도 내 스케줄대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난 자유다. 프리랜서는 자유롭지만 동시에 모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점이 가장 무섭기도 하지만, 결국엔 자율이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걸 매일 느끼고 있다.


    마무리: 프리랜서는 정답이 없지만, 내 인생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10년간의 직장 생활은 분명 많은 걸 가르쳐주었다. 팀워크, 보고의 기술, 책임감, 위계 속에서의 소통 방법까지. 하지만 그 모든 걸 떠나 ‘나 자신으로 살아보기’를 선택한 프리랜서의 삶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만족감을 주고 있다.
    지금도 수입은 들쭉날쭉하고, 미래가 불안한 순간이 많다. 하지만 ‘누구에게 휘둘리지 않고, 내가 선택한 방식대로 일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버틸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퇴사 전에는 절대 몰랐던 ‘나의 가능성’을 하나씩 발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지금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면, 나는 단 하나의 조언을 해주고 싶다. 무작정 나오지 말고, 나만의 수익 루트를 2~3개 이상 실험해보고, 월 100만 원이라도 수익이 만들어졌을 때 결단하라. 그러면 퇴사는 후회가 아니라 도전이 될 수 있다.
    프리랜서는 누군가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의 삶을 나답게 살아보는 가장 강력한 방식이다. 그리고 그 여정은 생각보다 훨씬 가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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